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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7.12.09] "사람속으로" 센서 없는 모터, 고효율 배터리, 3차원 반도체... 해외서 더 눈독 (설승기, 하정익 교수님 기사)
  • 작성자violet45
  • 날짜2018-01-02 10:18:29
  • 조회수3931

전력연구소 소속, 설승기, 하정익 교수님의 중앙일보 기사(2017.12.09) 링크입니다.

http://news.joins.com/article/22189076

 

◆전력·전자 최고 권위상 받은 설승기 교수=“2020년께는 이 기술이 전기차에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지난 4일 서울대 연구실에서 만난 설승기(59)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센서 없는 전기 모터 기술’ 연구로 지난 10월 ‘2017 국제전기전자공학회 윌리엄 E. 뉴웰 전력전자 어워드(IEEE William E. Newell Power Electronics Award)’를 받았다. 전력·전자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상으로 한국인 최초의 수상이었다. 반도체 분야에서 2006년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광통신 분야에선 2007년 이용경 전 KT 사장이 이 상을 받은 적 있다.

 

설 교수는 학사와 석·박사 과정을 모두 서울대에서 거친 ‘토종 박사’다. 1991년부터 서울대에 재직 중이다. 국내에서도 최고의 전기공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전기 모터에서 센서를 없애는 기술을 꾸준히 연구했다.

 

자동차·세탁기 등 다양한 전자 제품에 사용되는 전기 모터에는 모터를 안정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감지 장치, 즉 센서가 필수였다. 그러나 민감한 센서는 고장에 취약했다. 이에 설 교수는 모터에 전기 신호를 주입해 센서 없이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어 방법을 고안해 냈다. 그렇게 만들어진 센서 없는 전기 모터는 고장률이 낮고 크기도 작은 데다 가격도 저렴하다는 게 설 교수의 설명이다.

 

이 기술은 LG전자의 세탁기, 일본 야스카와전기의 원동기 등에 활용되고 있다. 설 교수는 미국의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과 함께 2020년까지 이 기술을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적용하도록 하는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GM·LG전자와도 전기 모터 관련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교수는 “아쉬운 점은 제 기술이 대부분 외국 기업에 의해 구현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학계의 선도적인 기술은 주로 외국 기업들에 적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서울대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자율 주행, 배터리 기술 등의 연구와 합쳐져 시너지를 낸다면 미래형 전기차의 핵심 분야들을 우리나라가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연구를 한 토종 박사들이 지금 동료 교수로 있다. 그들의 실력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40대 IEEE 석학회원 하정익 교수=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의 하정익(46) 교수는 지난달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에서 석학회원(Fellow)으로 선정됐다. IEEE 석학회원은 매년 전기·전자·컴퓨터·통신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낸 학자에게 주어지는 영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하 교수 정도의 나이에 IEEE 석학회원이 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서울대로서도 큰 영광이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전기에너지의 변환 과정에서 효율을 높이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전자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 세탁기·노트북·에어컨·냉장고 등의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다. 태양광 발전에 사용되는 인버터, 스마트폰 안에 들어가는 파워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도 하고 있다.

 

하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가전 시장이 반도체 시장보다 크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우리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일렉트로룩스·다이슨 등 해외 일류 기업들을 거의 따라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인 ‘토종 박사’들이 이런 기업들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3차원 반도체의 아버지’ 이종호 교수=이종호(51)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3차원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린다. 학사 학위를 경북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서울대에서 받았다. 그는 2002년 3차원 반도체 소자인 ‘벌크 핀펫(FinFET)’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현재 인텔·삼성 등 주요 반도체 회사가 사용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표준 기술이다. 최근 퀄컴 등이 인공지능 기기에 사용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Neural Processing Unit)와 구글이 알파고 등에 탑재한 인공지능 전용칩(TPU·Tensor Processing Unit)에도 활용되고 있다.

 

기존의 반도체 칩은 2차원 평면 구조였다. 생산 비용을 낮추고 정보 처리 속도를 올리기 위해 많은 연구자는 2차원 구조에서 반도체의 크기를 줄이는 연구를 했지만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이 교수는 생각을 바꿔 입체적인 3차원 구조로 반도체를 만드는 연구를 2001년 시작했다.

 

2002년 3차원 반도체 샘플을 만든 이 교수는 여러 회사를 찾아갔다. “3차원 반도체를 양산하면 생산 비용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내 최대 전자 회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회사는 “비현실적이다. 지금은 2차원 반도체가 확실하다”며 이 기술에 대한 설명조차 제대로 듣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이 교수는 한국에서 열린 반도체 학술대회에서 우연히 만난 당시 인텔 부사장에게 3차원 반도체의 원리와 장점에 관해 설명했다.

 

그후 관련 연구를 진행한 인텔은 2011년 “3차원 반도체를 양산하겠다”는 깜짝 발표와 함께 대부분의 반도체를 3차원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경쟁사들은 뒤늦게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이 교수는 당시 삼성전자 요청으로 연구원들에게 벌크 핀펫 제작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그는 “금액을 밝힐 순 없지만 여러 기업에서 큰 로열티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지방대에서 처음 교수생활을 시작한 1994년엔 실험실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다른 연구자의 컴퓨터를 빌려 썼다. 유명 대학 교수 임용에서 몇 번 탈락했을 때는 ‘토종 박사의 한계인가’라는 의심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이 교수는 “토종 박사들도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훌륭한 연구를 할 수 있다. 공학은 실력 있는 사람이 열심히 하면 그것이 논문과 연구 결과에 그대로 드러나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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